「심심한 사과」는 지루한 사과가 아니에요 — 甚深, 마음 깊이
「심심한 사과」의 「심심하다」는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뜻이에요. 한자로 甚深(심할 심, 깊을 심)이라 쓰고,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는 말이에요. 「할 일이 없어 지루하다」는 심심하다와는 소리만 같은 다른 낱말이에요.
「심심하다」는 넷이에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심심하다」가 네 낱말로 따로 올라 있어요.
| 낱말 | 한자 | 뜻 | 이렇게 써요 |
|---|---|---|---|
| 심심하다¹ | — |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 비 오는 날 집에만 있으니 심심하다 |
| 심심하다² | — |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 | 국이 좀 심심하네 |
| 심심하다³ | 甚深 |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 |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 심심하다⁴ | 深深 | 깊고 깊다 | — |
「심심한 사과」, 「심심한 감사」처럼 마음을 전하는 말 앞에 오면 거의 늘 甚深이에요. 사과(謝過)는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이니, 「심심한 사과」는 매우 깊고 간절하게 용서를 빈다는 뜻이 돼요.
2022년, 이 말이 화제가 됐어요
2022년 8월, 서울의 한 카페가 웹툰 작가 사인회 예약에서 생긴 오류를 알리며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썼어요. 그러자 이 말을 「지루한 사과」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있어 크게 화제가 됐어요.
누구나 헷갈릴 수 있어요. 날마다 쓰는 「심심하다」는 「지루하다」 쪽이고, 甚深은 사과문이나 인사말 같은 격식 있는 글에서나 만나는 말이니까요. 그래서 국어학자 한성우는 칼럼에서, 듣는 사람이 헷갈릴 만하면 「진심 어린 사과」처럼 쉬운 말로 바꿔 쓰자고 했어요. 읽는 사람은 한자 뜻을 알아 두고, 쓰는 사람은 쉬운 말을 고르면 둘 다 편해져요.
비슷하게 헷갈리는 말
소리만 보고 짐작하면 뜻이 엇나가는 말들이에요.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의 뜻이에요.
| 말 | 한자 | 짐작하기 쉬운 뜻 | 사전의 뜻 |
|---|---|---|---|
| 금일 | 今日 | 금요일 | 지금 지나가고 있는 이날. 오늘 |
| 중식 | 中食 | 중국 음식 | 점심에 끼니로 먹는 밥. 점심밥 |
| 무운 | 武運 | 운이 없음 | 전쟁 따위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 |
| 시발점 | 始發點 | 거친 말 | 첫출발을 하는 지점 |
| 사흘 | (우리말) | 4일 | 세 날 |
「금일」을 「금요일」로 읽은 일도 온라인에서 퍼지며 화제가 된 적이 있어요. 「금(今)」은 「이제 금」이라 「지금」의 금이에요. 「사흘」은 한자어가 아니라 날을 세는 우리말인데, 「사」가 숫자 넷(四)과 소리가 같아서 헷갈리기 쉬워요.
한자 한 글자를 알면 이런 말이 한꺼번에 풀려요. 甚深의 深(깊을 심)은 「심해(深海, 깊은 바다)」, 「심야(深夜, 깊은 밤)」에도 들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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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 심심하다, 사과, 금일, 중식, 무운, 시발점, 사흘 · 이투데이 2022-08-25 「'심심한 사과'가 키운 문해력 논란」 · 경향신문 2024-08-14 「[한성우의 말과글의 풍경] 중요한 것은 소통」
고친 날 2026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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